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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08 15:59
금속노조, 미래 노동자에게 눈을 돌리자
 글쓴이 : 노동조합
조회 : 1,284  

[기획연재] 우리들의 낯선 동료 청소년 노동자 ④ -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활동가 초청 좌담

편집자의 말 : 미래 노동자이면서 일부는 생계비를 스스로 버는 현재 노동자인 청소년 노동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청소년과 금속노조가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청소년 노동교육 활동을 하고 있는 세 명의 동지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금속노조 사회연대사업, 지역사업 활성화 측면과 더불어 금속노조 조직 확대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토론했다.

 

“북유럽은 사회복지 제도가 잘 돼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러워합니다. 이 나라들은 노조 조직률이 높습니다. 이들의 복지제도는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이 오랜 시간 투쟁해 만들어낸 결과잖아요. 이 나라들이 높은 노조 조직률을 유지할 수 있는 원인은 학교 교육이 밑바탕 돼 가능했다고 봐요. 학교 교육과정에서 자본주의와 노동조합, 노사관계를 상당 시간 배운다고 합니다.”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과 상담활동을 하고 있는 노조 광주전남지부 양현주 조합원은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은 사회를 바꾸는 기초라고 강조한다. 사회개혁 투쟁 핵심 세력이 노동조합이고 청소년들은 사회에 진출할 미래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학교 정규과정에 노동과목이 있다. 학생 95% 이상이 노동자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노동자로서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이 권리는 어떻게 지키고 확장하는지 배운다.

 

한국 청소년 노동교육과 노동조합 조직률

독일 중학교 사회교과서는 4분의1 정도를 노동문제로 편성하고 있다. 프랑스는 고등학교 1학년 시민·사회 과목에서 단체교섭 전략과 전술을 가르친다. 단체교섭 과정에서 서명운동, 항의문·연설문과 현수막·대자보 작성, 언론매체 인터뷰 방법까지 배운다.

양현주 조합원은 청소년 노동교육이 노동조합 가입과 조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어떤가요. 노동 3권과 노동법이 뭔지 어디에서도 가르쳐주는 데가 없잖아요. 이렇게 사회에 나와 노동자로 살아갑니다. 학교에서 집단 노사관계, 노동자 계급 집단의 힘으로 사회제도를 개선해 다 같이 잘사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과 친구를 누르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과 상담활동을 하고 있는 노조 광주전남지부 양현주 조합원은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은 사회를 바꾸는 기초라고 강조한다. 사회개혁 투쟁 핵심 세력이 노동조합이고 청소년들은 사회에 진출할 미래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사진=신동준

사회복지 수준과 비례하는 노동조합 조직률은 그 사회 민주화의 척도다. 노동조합으로 조직돼 있지 않은 90% 노동자들은 대부분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이고 이중 60%는 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한국 사회 빈부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원인은 10% 정도의 노동조합 조직률과 노동자를 대변할 진보정당이 자리 잡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양현주 조합원은 청소년들을 만날수록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 노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절실히 느낀다고 한다.

“제 어릴 적 생각이 났어요. 근로기준법이나 노동 3권 등 아무것도 모른 채 취업했거든요. 누가 나에게 그때 이런 법 제도에 대해 가르쳐 줬더라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노동 3권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해요. 지금 청소년도 다르지 않다고 봐요.”

 

청소년 노동교육, 미조직 노동자 조직 사업의 한 축

“우리 지회는 지역지회입니다.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철원, 파주까지 포함한 지역에 11개 사업장이 단일 지회로 묶여있습니다. 소속 사업장이 모두 소규모다 보니 상근인력도 부족하고 선전전만으로 미조직 노동자 조직 사업에 한계가 있어요. 지역 활동가를 모아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를 만들고 사업을 지역으로 확장해 보자는 제안을 했어요.”

김도현 노조 서울지부 경기북부지회 사무장은 노조 활동을 지역으로 확장하고 폭을 넓히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하는데 지역지회 간부들만의 활동으로는 그야말로 선전전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인권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노동조합 가입조직, 체불 임금, 구조조정 대응, 산업재해 상담 등을 벌일 예정이다.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는 지난해 7월 창립총회를 마쳤고 회원 수는 1백여 명에 이른다. 회원 후원회비로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다.

사업 논의 과정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이 나와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강사단 교육 모집 공고를 내니 27명이 지원했다. 청소년 노동인권교육단체 지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강의 당 4시간씩 모두 10강의 강사 훈련교육을 했다.

강사훈련을 마친 사람들은 올해 5월부터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특성화고교에 노동인권 교육을 나갈 예정이다. 졸업 후 취업해 노동자가 될 학생들이 노동인권교육을 통해 좀 더 주체적인 노동자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 사업은 사회에 나와 일하고 있는 성인 노동자 조직화와 이제 조만간 사회에 나올 청소년 노동자 조직화 등 두 축이 있다고 봐요. 노동조합은 성인 노동자 조직에 역점을 두고 있죠. 청소년 노동교육은 다른 한 축인 미래 노동자이자 일부는 현재 노동자인 사람들에 대한 사업입니다.”

양현주 조합원은 청소년 노동교육과 상담이 단지 노동관련 지식을 전달하고 불이익 상담을 받아 대신 해결해주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강조한다.

“청소년들은 이미 사고가 굳은 성인보다 흡수가 빨라요. 스펀지 같죠. 배운 게 맞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합니다. 노동조합과 노동자로서 주체성, 노동인권을 배워 사회에 나가면 노동조합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고 또 주체가 돼 스스로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겠죠.”

   
▲ 하인호 선생은 청소년 교육은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노동운동 몇 년 했으니 썰 풀면 되겠지’하고 교육하면 학생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얘기를 할까 준비해야 하고 인권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어야 합니다. 폭력적으로 교육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니까요. 물론 노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안 되죠. 강사단 양성할 때 청소년, 노동, 인권 세 가지 기본원칙을 강조합니다.” 사진=신동준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청소년 노동교육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은 청소년, 노동, 인권 세 가지가 결합돼 있어요. 노동교육이 노동3권 위주로 노동자 권리를 지키기에 머물러있다면 이것을 포괄하고 확장한 개념으로 사회 참정권, 건강권, 인권 등과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감수성 부분까지 청소년 노동 인권에 포함됩니다.”

청소년 노동인권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인호 선생은 교직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교육에 대한 특성을 짚었다. 하인호 선생은 지난해 특성화고교에서 정년퇴임한 뒤 청소년노동인권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특성화고교에 일하다보니 우리 반 학생들이 어떤 대접을 받으며 일하게 될까, 나는 담임으로서 무엇을 알려줘야 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현실을 잘 알기에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남다르게 느꼈고 지금껏 이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하인호 선생은 청소년 교육은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노동운동 몇 년 했으니 썰 풀면 되겠지’하고 교육하면 학생들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얘기를 할까 준비해야 하고 인권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어야 합니다. 폭력적으로 교육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니까요. 물론 노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안 되죠. 강사단 양성할 때 청소년, 노동, 인권 세 가지 기본원칙을 강조합니다.”

하인호 선생은 “노동에 대해 내가 좀 더 아니까 가르쳐 줄게” 하는 주입 교육이 아니라 함께 현안문제를 계속 찾고 해결하는 운동성도 강조했다. 노동조합이 청소년 노동교육에 적극 관심을 보이는 현상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청소년을 조직하고 교육할 사람으로 대상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선생은 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설수 있도록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기를 잡아 주기보다 문제해결 과정을 경험하면서 고기 잡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노동교육, 금속노조 저변을 확대하는 사업

양현주 조합원은 청소년 노동교육을 금속노조 사업과 적극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는 청소년 노동교육을 하고, 노조 울타리 밖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우리가 세상을 바꾸자고 하면서 사업장 의제에 매몰되잖아요. 청소년 노동교육은 노조 밖 외부 활동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금속노조 등 노조의 저변을 확대하는 일입니다.”

   
▲ 김도현 노조 서울지부 경기북부지회 사무장은 노조 활동을 지역으로 확장하고 폭을 넓히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하는데 지역지회 간부들만의 활동으로는 그야말로 선전전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신동준

노조 밖 노동자에게 ‘금속노조는 정규직 대공장 고임금 노동자’라고 왜곡해 비난하는 보수언론 주장이 먹히는 이유에 대한 지적이다. 김도현 사무장도 말을 보탰다.

“강사단 교육 시작할 때 노동 중심성을 중시했어요. 그런데 노조 밖에서 새로운 분들이 결합하니 생동감이 생기고 들을 내용이 많아졌어요. 우리만 옳은 얘기한다고 착각하면 안 되더라고요.”

금속노조 많은 사업장에 닥친 현안문제 해결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시급하고 집중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며 사업을 펼치지 않으면서 전망을 얘기할 수 없다. 금속노조에서 퇴직 조합원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공장에 다닐 때 회사와 집, 출퇴근에 바빠 지역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지만 퇴직 후에 지역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함께 삶을 살아야 한다.

퇴직 조합원들은 주거지 동네에서 현역시절 노동조합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을 할 수 있고, 청소년 알바지킴이를 할 수도 있다. 미조직 노동자 조직을 위해 공단 선전전에 참여할 수 있고 노동인권상담을 할 수도 있다. 지혜를 모으면 퇴직 조합원이 지역에서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금속노조는 비록 일부 지역이지만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활동을 통해 노동조합에 대한 사회 저변을 확대하는 작은 씨앗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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